지긋지긋한 여드름, 원인을 모르면 끝이 없다 2010-08-12 hit.1,939 |
|
박가영 기자 (kindband@naver.com) 2010.07.29 덥고 습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피부 건강에 빨간불이 커졌다. 과도한 피지와 땀은 여드름 피부에는 그야말로 최악의 조건이다. 화장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여드름을 보고 있으면 우울한 생각이 절로 든다.
취업준비생 이희영(24)씨 역시 걱정이 많다. 그나마 잠잠했던 여드름이 날씨가 더워지면서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울긋불긋한 피부 때문에 인상을 해칠 뿐만 아니라 자신감까지 잃어 면접이 다가오는 것이 두렵기까지 하다. 주기적으로 반복되는 여드름 때문에 매번 화장품도 사고 세안법도 바꿔보고 여드름에 좋다는 음식도 먹어봤지만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민감해진 피부에 이것저것 바르다 보니 여드름이 더 심해지기 일쑤였다. 이씨는 “취업을 앞두고 준비할 것이 많은데, 얼굴 때문에 아무 것도 할 수가 없다”며, “좋아지는 듯 하다가도 계속 재발하는 것을 보면 끝이 없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여드름은 형태에 따라 면포성, 구진성, 농포성, 결절성, 낭포성으로 나뉘며, 발생 원인과 시기에 따라서는 계절성 여드름, 생리전 여드름, 아토피성 여드름, 신생아 여드름 등 다양하게 분류할 수 있다.
후한의원 광주점 서동철 원장은 “이렇게 다양한 여드름을 모두 같은 방식으로 치료해서는 재발을 막을 수 없다”고 말한다. 여드름을 치료하기 앞서 여드름이 발생한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흉터나 붉은 자국을 남겨 치료 이후에도 문제가 되는 것이 ‘화농성 여드름’이다. 화농성 여드름은 피지 분비가 늘어 모공이 막히면서 발생한다. 피지가 피지낭에서 터지면서 여드름이 정상 진피 조직으로 나와 염증이 유발된 것이 화농성 여드름이다. 일반적으로 화농성 여드름이 발생하면 여드름 균을 죽이거나 약화시키고 피지 분비를 억제하여 각질이 쌓이지 않는 치료를 하게 된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으로 여드름을 약화시키기는 하지만 근본적으로 여드름 자체가 생기는 것을 막지는 못한다.
서동철 원장은 “환자들을 살펴보면 피지 분비가 아주 적음에도 불구하고 화농성 여드름이 나는 경우가 있는 반면 피지가 많아도 면포가 화농성으로 발전하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환자마다 ‘난포’의 튼튼함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즉, 난포가 약한 사람은 적은 피지도 쉽게 화농성 여드름으로 발전하며 피부 관리나 경락 등 가벼운 자극에도 여드름이 발생하기 쉽다는 것이다.
이런 환자들의 경우 즉각적인 여드름 치료와 함께 장기적으로 난포를 튼튼하게 하는 치료법을 병행해야 한다. 한방에서는 관절이나 힘줄, 난포 등을 포함한 여러 조직을 강화하는 보약을 처방해 피지를 둘러 싸고 있는 주머니들을 튼튼하게 만드는 치료를 하게 된다. 난포의 기능을 향상시키면 염증 발생을 막고 장기적으로 여드름 재발 자체를 막기 때문에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볼 수 있다.
위장과 장이 약한 경우에도 여드름이 발생하기 쉽다. 공기나 수분, 먼지 등 바깥쪽에서 외부 물질과 접촉하는 것이 피부라면, 몸의 내부에서 물질을 흡수하는 것이 위장이다. 때문에 피부는 장의 거울이라는 얘기를 하기도 한다. 여드름 환자 중 소화 장애나 변비와 함께 여드름이 동시에 나타나는 경우에는 피부 자체보다 위장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이 때에는 장의 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것만으로도 여드름의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후한의원에서는 여드름 치료에 앞서 소화기에 문제가 있지는 않은 지 살핀 후, 기전을 정상화하는 치료법을 처방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있다.
얼굴에 열이 몰려 여드름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서동철 원장은 “머리는 서늘하고 발은 따뜻한 것이 이상적인 몸 상태인데, 여드름 환자들은 반대로 상체에 열이 몰려 있는 사람이 많다”고 지적한다. 한의학에서는 이것이 ‘수승화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로 보는데, 얼굴에 열이 솟는 것이 여드름의 원인이 된다고 진단한다. 따라서 이런 환자들은 몸의 불필요한 열을 분산시키는 것이 여드름 재발을 막는 근본적인 치료법이 될 수 있다.
서동철 원장은 “여드름이 반복되는 원인은 몸의 전반적인 상태와 관련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몸의 내부를 치료하는 처방이 이뤄져야 한다”며 “현재 나타난 여드름 자체만을 없애는 치료로는 여드름 재발을 막기 힘들다”고 조언한다. 따라서 “내부와 외부를 함께 치료해 가며 식생활 등 생활 습관을 고쳐나가는 지속적인 치료가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도움말 후한의원 광주점 서동철 원장) [젊고 강한 신문-독립신문/independent.co.kr] |